지금 여기, 퍼포먼스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백남준의 위성 아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1949년 발표된 조지 오웰의 근미래 소설 ‘1984’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제목으로, 위성방송을 이용한 리얼타임의 쌍방향 통신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1984년 설날 뉴욕과 파리를 거점으로 하여 미국과 독일, 프랑스 그리고 한국에 동시 방송되었다. 뉴욕과 파리에서는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같은 시각에 지구상의 다른 장소에서 진행되는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연결해 온 세상에 전송하는, 위성 아트라는 장대한 오페라가 완성됐다. 이후 백남준은 1986년 도쿄-뉴욕-서울을 연결한 ‘바이바이 키플링’에 이어 1988년에는 서울 올림픽과 연계해 위성 아트 3부작의 최후를 장식하는 ‘랩 어라운드 더 월드’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당시 이미 백남준은 눈사태처럼 이어지게 될 동구권의 몰락을 예견하면서 “예술가의 힘은 국경의 벽을 넘는다”고 말한 바 있다. 백남준의 일련의 작품은 동서냉전의 최종 국면, 인터넷 세계의 대두, 경제 – 문화적 글로벌리제이션 등 역사의 거대한 전환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세계를 예술의 네트워크로 뒤덮으려 했던 기적적인 작업이었다. 당시 막대한 비용이 들었던 백남준의 프로젝트는 현재의 인터넷 환경에서는 손쉬운 것이 되어 버렸다.
이것은 특정한 장소성과 시간성을 지녔던 퍼포먼스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혁명적인 아이디어는 백남준에서 비롯되었다.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된
– 오자와 야수오(2010 백남준아트센터 퍼포먼스 프로젝트
프로그램 일정
・ 2010년 10월 8일 – 10월 9일 : 와다 에이・ 2010년 10월 15일 – 10월 16일 : 콘택 곤조・ 2010년 10월 22일 – 10월 23일 : 우메다 테츠야・ 2010년 10월 29일 – 10월 30일 : 온다 아키・ 2010년 11월 5일 – 11월 6일 : 마나베 다이토
와다 에이 2010.10.8-2010.10.9
1987년생. 구형 오픈 릴(open reel) 자기(磁氣) 녹음기를 악기로 사용해 연주하는 프로젝트 ‘오픈 릴 앙상블(Open Reel Ensemble)’을 이끌고 있으며, 그 외에 여러 생악기와 컴퓨터를 조합한 라이브 공연을 열고 있다. 퍼포먼스 작품 ‘브라운 튜브 재즈 밴드(Braun Tube Jazz Band)’로 제13회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아트 부문 우수상을 수상. 2010년 9월에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현지에서 수집한 중고 텔레비전 모니터 12대를 사용한 라이브 퍼포먼스를 열었다. 이번 퍼포먼스에서는 한국에서 모은 중고 텔레비전 모니터를 조합하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장비들을 최대한 이용해 즉흥연주를 보여줄 예정이다.
http://crabfeet.blogspot.com
콘텍트 곤조 2010.10.15-10.16
우연의 미학 2006년, 가키오 마사루(垣尾優)와 츠카하라 유야(塚原悠也)는 오기마치의 공원에서 어떤 확신을 갖고 엄숙한 난투 ‘Contact Gonzo’ 를 시작한다. 그 공원의 뒤에는 산이 있었다. ‘Contact Gonzo’란 집단의 이름인 동시에 방법론을 말하는 것으로, 어떤 사건에 이름을 붙이는 데 필요한 로파이(lo-fi)적인 직감을 의미하기도 한다. 몽롱한 상태에서 영문도 모른 채 ‘아픔의 철학, 접촉의 기법’ 을 깨닫고, 독자적인 ‘목가적 숭고론 (牧歌的崇高論)’을 구축해 활동하고 있다. 숲 속에서 카메라를 망가뜨리면서 자기의 신체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인 ‘최초의 인간의 서사 (the first man narrative)’를 개발해 대량의 사진을 촬영한다. 망가진 인스턴트 카메라는 만지면 감전된다. 지금까지 헬싱키의 지하에 있는 핵 대피소나 북극권 숲의 텐트, 난징의 학생 식당, 서울역, 오키나와의 거대한 부두 등에서 퍼포먼스를 열거나 촬영을 했다.
우메다테츠야 2010.10.22-2010.10.23
폐품이나 생활용품을 결합해 빛이나 소리, 움직임을 만들어내거나, 현장의 상황을 공연에 반영하는 등, 일회성이 강한 퍼포 먼스를 선보인다. 기압, 중력의 변화에 따른 현상이나, 폐품이나 일용품, 흔히 쓰이는 가전제품들의 회전운동, 물의 흐름 등을 이용해 실험적이면서도 유연한 설치작품을 선보이다가 퍼포먼스를 전개한다. 라이브 이벤트를 중심으로 아시아와 유럽 각지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 미술관 전시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 폭넓게 활동 중이다. 해변에 드럼통을 쌓아 올려 소리가마(鳴り釜, 솥에서 나는 소리로 점을 치는 의식)를 재현하는 Waitool Sounds, 폐교에서 일몰 시간부터 새벽까지 진행한 개인전 「문(門)」 등이 있다. 현재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전시 중이다.
http://www.siranami.com
온다 아키 2010.10.29-2010.10.30
음악가, 사진작가, 영상작가. 1967년 일본에서 태어나 현재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2년 야마즈카 아이, 타케무라 노부카즈 등과 ‘오디오 스포츠’를 결성해, 3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이후 90년대엔 주로 프로듀서로 활동, 다양한 앨범의 제작에 관여했다. 2000년 미국으로 이주, 워크맨 카세트에 일기처럼 녹음한 필드 레코딩(Field Recording)을 연주하는 프로젝트 ‘카세트 메모리즈’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또 온다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슬라이드로 상영하는 프로젝트 ‘시네마쥬’, 전위 영상 작가 켄 제이콥스와의 콜라보 레이션 등, 다양한 미디어를 종횡 무진하며 정력적인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구미 각지 페스티벌이나 아트센터의 초대를 받아 알랜 리히트, 로렌 코너스, 마이클 스노우, 켄 제이콥스, 노엘 아크쇼테 등과 함께 연주와 상영을 하고 있다.
마나베 다이토 2010.11.5-2010.11.6
익숙한 현상이나 소재를 새로운 시선으로 주의 깊게 관찰해 발견한 찰나의 현상이나 신체, 프로그래밍, 컴퓨터 등이 가지는 본질적인 재미에 주목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2009년 1월에 열린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Ars Electronica Center) 오프닝 이벤트에서는 재커리 리버먼이 이끄는 Yes Yes No와 콜라보레이션한 작품을 발표했다. 몸의 근육에 연결된 전기센서, 저주파 발생기를 이용한 퍼포먼스, 디제잉(DJing)도 하고 있다. 얼굴을 음악의 표현수단으로 이용한 Electric Stimulus to Face가 유튜브(Youtube)에서 화제가 돼 한달 사이에 100만 뷰를 달성하기도 했으며 해외의 각종 페스티벌에 초빙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http://www.dait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