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뮤직 : 백남준아트센터 실험 페스티벌
“보통의 콘서트에서 사운드는 움직이고, 관객은 앉아있다.”
나의 ‘스무개의 방을 위한 심포니’에서사운드와 그 밖의 것들은 움직이고 관객도 움직인다.
‘옴니버스 음악 No.1’에서는사운드는 앉아있고, 관객은 사운드를 방문한다.
‘음악의 전시’에서사운드는 앉아있고 관객은 그것을 가지고 놀거나 공격한다.
거리에 있는 ‘무빙 씨어터’에서사운드는 거리에서 움직이고 관객은 거리에서 예기치 않게 사운드와 마주친다.
-백남준 ‘새로운 음악의 존재론’에서-
‘오버 뮤직’은 사운드가 공격하고 관객이 움직이며 때로는 사운드와 우연히 마주치는 새로운 음악의 존재론을 탐구하는 실험 페스티벌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음악가 백남준이 밤을 지새워가며 존 케이지, 칼 스톡하우젠과 토론하며 모색했던 새로운 음악에 대한 탐색, 그리고 ‘액션 뮤직’을 작곡한 백남준의 실험에 대한 재조명을 수행하고자 한다.
퍼포먼스와 해프닝으로 표현된 백남준에게 ‘사운드’는 살아 움직이며 연주자도 작곡가도 관객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선험적인 놀라움 Surprise a priori’를 주는 것이었다. ‘오버 뮤직’은 음악과 사운드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으로 실험을 전개한 백남준과 신음악의 음악가들, 플럭서스의 음악세계를 연구하고 실험음악과 사운드 아트의 현재와 그 연관성에 대해 주목한다. 그를 위해 단순한 유행과도 같은 사운드 아트의 경향에 대한 연구가 아닌 심도깊은 음악사와 음악 이론, 사운드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위한 학술 프로그램과 그것을 기반으로 기획된 공연이 함께 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 참여작가
‘오버 뮤직: 백남준아트센터 실험 페스티벌’ 은 실험적인 사운드 및 현대 실험음악, 미디어 퍼포먼스를 강연 및 세미나, 공연, 워크숍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이 실험 페스티벌을 통해서 백남준과 음악의 관계를 연구하고, 작곡가로서의 백남준을 재위치 시키고자 합니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4월과 5월의 사운드 공연에 이어, 6월의 아티스트로 [강태환 프리 뮤직 트리오]를 초청하여 동양적 성격이 짙은 즉흥음악의 세계를 펼쳐보이고자 합니다. 프리재즈는 연주가들이 개별적인 표현 욕구를 즉흥적으로 연주함으로 조성도, 박자도, 형식도 없으며, 매우 자유롭고 비결정적이며 우연적인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제목인 [현이 없는 바이올린과 해머 없는 피아노](1)는 백남준이 1962년에 작곡한 [미국의 바가텔]이라는 개념적인 텍스트에서 따왔습니다.
백남준이 말한 진심을 다해 현이 없는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것과 강태환 트리오의 프리 재즈 연주는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소리의 순서나 음의 배열이 아닌 현장의 분위기와 호흡아래 연주하는 즉흥연주는 백남준의 작품 세계가 가지고 있는 시간의 꼴라주, 우연성과 만납니다. 특히나 백남준이 꿈꾸었던 전복적인 사운드는 색소폰이라는 악기가 낼 수 있는 소리의 극단을 진심으로 실험하는 강태환을 통해 엿볼 수 있으리라 기대 됩니다.
강태환은 90년 그의 첫 앨범을 출반함과 동시 3월과 5월에 갖았던 일본 순회공연엔 재즈 비평가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으며, 1991년 독일의 전위재즈 축제에 출연하여 ‘아시아의 마음을 현대 최고의 연주기술로 표현했다’는 평을 들은 최고의 연주자입니다. 강태환과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 해온 박재천과 미연의 연주는 프리재즈 뿐 아니라 사운드 아트에 대한 깊은 공감을 불러올 것입니다.
(1) 베토벤의 크로이처의 소나타를 연주하라. 진심을 다해. 현이 없는 바이올린과 해머 없는 피아노로.
<강태환 프리 뮤직 트리오> 멤버 소개
강태환 Alto Saxophone
강태환은 재즈음악 자체가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1970년대부터 프리뮤직 연주자로 활동을 하였으며 아주 독특한 음악어법을 가지고 있는 연주자이다. 즉 순환 호흡(Circular Breathing), 배음(Overtone), 빠른 텅잉(Tonguing) 등의 테크닉 면에서 이미 강태환의 수준은 세계 최고의 것일 뿐 아니라, 영감이 묻어나는 긴 호흡에서 비롯되는 연주는 선불교의 화두처럼 곱씹어 들어야 하는 깊이가 있다. 현재까지 수많은 해외의 페스티발과 유명연주자와의 협연과 10장 이상의 앨범이 해외에서 발매되었으며,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독특한 음악세계를 가진 세계 최정상의 연주인들과 수차례 협연한 바 있다.
미연 Piano
작곡을 전공한 미연은 단편영화와 드라마 OST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지금은 즉흥음악연주와 병행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솔로 앨범으로는 ‘Simple Trust’ 와 일본에서 제작한’Loose Community’ 가 있고, 강태환(as), 박재천과는 ‘Improvised Memoris’ 를 일본의 DIW와 한국에서 공동발매하였다. 유럽 등지에서 초청연주 및 순회공연을 하였으며, 6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미연&박‘듀오로 ‘크로스오버&재즈’ 최우 앨범상과 최우수 연주상을 받았다.
박재천 Percussion
박제천의 연주방식은 한국전통장단을 변형하여 서구적인 박자 체계의 보편적인 리듬 구조로 전환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는 1993년 자기만의 독특한 타악기 셋팅을 창안하여, 앉아서 연주하는 동양적인 자세를 취하는 전 세계에 몇 안되는 특이한 연주자이기도 하다. 즉흥음악 연주시 interplay(상호작용)에 민첩한 연주자로 정평이 나있으며, 국내의 각종 공연기획에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전통음악 연주자와 새로운 음악작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