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서구 문화에서 예술 관련 기관들은 ‘접근 가능성(Accessibility)’에 대한 자유주의적 정치 체제의 끊임없는 요구 하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기서 ‘접근 가능성’은 대중이 접근하기 쉬운 문화적 지점의 제공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민주주의가 가진 ‘포괄(inclusiveness)’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고 있으며, 국적과 출신을 막론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적 지점에 대한 필요에서 기원한 것이다. 또한 이는 주류나 사회 지배적인 문화의 흐름 밖에 자리잡고 있는 이들에 대한 재현(representation)을 시도하는 정치학의 한 현상과도 맞물려 있다.
‘접근 가능성’과 ‘접근성(Access)’ 간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접근 가능성’은 ‘접근성’을 도구화하여, 실질적 체험보다는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단순한 시스템 속에 가둔다. 여기ㅣ서 중요한 것은, ‘접근 가능성’에 대한 끝없는 요구가 실은 매개(mediation)와 설명(explanation)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만이 충족 가능하며, 여기서 ‘체험’은 어떻게든 복잡성을 피하고자 하는 위와 같은 의지에 의해서 제한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접근성’을 우리가 주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가능토록 하는 일종의 참여 방식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영원하고 야심 찬 항해를 시도하는 프로젝트에 올라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나는 현대 예술 세계에서 어떻게 ‘접근 가능성’을 문화적 활동에 일류적으로 접목시키려는 독재적 요구에서 벗어나, 문화 전반에 대한 폭넓은 ‘접근성’의 형태에 대한 추구로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수 있을지를 연구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