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1년 12월 16일(금) 오후 5시
장소/
백남준아트센터
주관,주최/
백남준아트센터, 가네샤프로덕션
후원/
“ 평생을 단 한 마을에서만 살았던 토박이 분들이 기억을 더듬어 알려주는 이 옛날 이야기에는 귀신과 도깨비, 한국전쟁과 개발시기가 뒤섞여 있으며, 미신과 원시종교 사이에 선 우리나라 무속신앙처럼, 그들의 이야기도 도시와 기독교, 과학이 서 있는 자리 끄트머리에서 오락가락한다. “
– 작가 노트 발췌 –
작가 서영란은 형태, 형식, 행위들이 내용을 드러낼 수 있다고 보며, 이는 단순히 서구적인 이분법적 사유가 아니라 우리의 제사나 굿 같은 제의(제식)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 형식적인 것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제사와 굿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했고, 현재와 같이 형식(제의, 제식)과 내용의 관계를 마을 굿과 마을의 근대화(현재의 모습의 이면)의 관계로 확장하게 되었다.
마을 굿은 고대부족국가에서 정월, 씨를 뿌릴 때, 그리고 추수가 끝났을 때 지내던 제천의식과 같은 집단신앙에서 비롯했고 제천의식의 한 형태로 마을 전체의 공동체적 번영을 기원하고 마을 주민 모두가 참여하여 행해지는 대표적인 마을 행사였다.
서영란은 이러한 마을 굿을 조사하는 과정으로, 첫째 실증적 조사를 통해 발간된 책과 논문자료들을 바탕으로 먼저 각 마을에 신을 모시는 사당 즉 부군당, 도당 등을 찾았으며, 둘째 동네 마을 굿의 주체가 되는 제주, 제모님을 찾아(제주, 제모님; 오늘날 이들은 대부분 동네의 노인정, 향우회에서 ‘마을 굿 보존위원회’의 역할을 맡고 있다) 오늘날 어떻게 마을 굿을 준비하고 행하고 있는지, 예전에는 마을 굿을 어떻게 하였는지 등의 마을 굿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수집하였다. 이런 자문을 통해 각 동네마다 그 부군당과 신목(神木)과 관련된 신화, 전설과 같은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고,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화된 역사 또한 기록할 수 있었다.
결국 본 작업은 내용을 결정하는 형식이라는 것과 더불어 그 행위 이면에 담겨있는 텍스트에 대한 관심과 풀이이다. 원시종교, 민간신앙은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잊혀지고 사라지면서 ‘마을’이라는 것 역시 현대 도시에서 사라져간다. 이제 마을 굿과 이에 대한 에피소드는 도시에 중첩된 기복신앙과 농경사회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지시이자 가상적 현실이며 동시에 (거의)박제된 노스탤지어(Nostalgia)와 같다. 이렇듯 이번 경기문화재단 공연 상주단체 지원 퍼포먼스 프로그램 <나의 신앙을 고백합니다>에서 서영란은 마을 굿과 신화, 풍습에 대한 리서치 내용과 그 과정, 그리고 그에 얽혀 있는 몸짓으로 춤을 안무하여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서영란은 이화여대에서 무용학과 의류직물학(부전공: 철학)을 공부하고 201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2008년 DanceWeb Europe Scholarship을 받았으며 최근 작업으로는 국립극단 <고래잠수부> 전시 참여작 “업신여기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