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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백남준 추모 13주기
故 백남준 추모 13주기 백남준, 1963. (사진: 만프레드 레베)

故 백남준 13주기를 맞이하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서진석
2008년에 건립된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라는 모토로 지금까지 백남준의 작업세계를 연구하며 그의 예술적 이상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백남준 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지 올해로 열세 번째 해가 되었습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 선생님의 적자로서 그의 예술적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우리가 풀 수 없는 해는 없다. 다만 지금 못 풀뿐이다.” 19세기 기술혁명 시대에 한 서구 과학자의 희망어린 선언은 한 세기가 지난 후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인간은 더 이상 우주의 중심이 아님을, 자연과 기술은 인간의 의지에 의해 움직여지지 않음을, 우리는 이미 깨달았습니다. 자연 환경의 파괴, 기술 환경에 의한 인간성 상실 등, 21세기는 에코놀로지와 테크놀러지의 상보적 융합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시대입니다.

백남준 작가는 자연과 기술 간의 조화와 융합을 끊임없이 실천했고 이를 통해 우리가 나아갈 희망의 미래를 제시하였습니다. 그에게 인간, 기계, 자연은 상호보완의 생태적 유기체이며 하나의 가이아(Gaia)였습니다.

백남준 선생님이 우리에게 전해준 예술적 이상을 다시금 소중히 여기며 그가 예시했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백남준아트센터는 더욱 더 노력을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백남준의 물리적 유산은 더 이상 확장 되지는 않지만 그의 정신적 유산은 영원히 확장되며 우리의 미래와 함께할 것입니다. 백남준 선생님의 13번째 기일을 맞이하여 그를 기리며 추모합니다.

백남준아트센터 단행본 출간
Ⅰ. 『백남준: 말馬에서 크리스토까지』
▶ 백남준이 말하는 백남준, 『백남준 : 말에서 크리스토까지』 재발간
▶ 세계적인 예술가 백남준이 쓴 편지, 악보, 팸플릿, 기사, 에세이, 시나리오, 논문, 인터뷰 등을 담은, 백남준 예술의 근간을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저서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개관 10주년을 맞이해 백남준의 글모음집 『백남준: 말에서 크리스토까지』 의 개정판을 발간하였다. 세계적인 예술가 백남준의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백남준의 책’인 이 책은 백남준 연구자 에디트 데커(Edith Decker),이르멜린 리비어(Irmeline Lebeer)가 미국, 유럽, 한국 등지에 흩어져 있는 백남준의 글들을 모아서 공동으로 편집한 앤솔로지 북(원저 『PAIK : Du Cheval A Christo et Autres Ecrits』, 1993)의 한글 번역본이다. 백남준의 미발표 원고, 악보, 에세이, 편지, 인터뷰, 시나리오 등 78편의 글이 담긴 이 책은 2010년 12월 초판이 발간된 이래 국내의 백남준 연구자와 일반 대중들에게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8년 만에 발간된 개정판에는 초판에 원문으로만 실렸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시나리오(팩스자료)를 비롯하여 「바이바이 키플링」, 「록음악에 스포츠」, 「비디오 테이프 월간지」 등 5편의 글을 번역해 게재하고 본문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던 「아사테라이트- 모레의 빛을 위하여」의 원문(일문)을 찾아 전문을 교체, 번역하였다. 이 책은 태생적으로 중역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는데, 개정판에서는 초판의 아쉬운 점을 보강하고자 최대한 원문을 찾아 대조하여 중역의 오류를 바로잡고자 했으며 백남준 연구가 미진해 발생했던 번역의 오류도 수정하였다.

김홍희 전 시립미술관 관장이자 미술 평론가는 『백남준: 말에서 크리스토까지』를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미디어에 대한 샤먼적 해석은 백남준 예술의 핵심 개념인 불확정성(비결정성)을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그의 행위음악, 해프닝, 비디오아트는 모두 통제 불가능한 우연과 사고, 삶과 같은 불확정성에 근간하고 있다. 그는 비디오합성기를 통해 ‘고도의 정확성 대신 고도의 불확정성’을 획득하였고, 전 지구를 연결하는 생방송 위성예술이나 멀티모니터 작품들에서와 같이 ‘질보다는 양’을 중시하는 다다익선 미학으로 불확정적 융복합 예술을 성취하였다. 실로 그는 이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컨버전스(convergence)의 선구자였던 것이다.

그가 실제로 만나고 교류한 과학자, 철학자, 미술가, 음악가, 무용가, 시인, 방송인, 큐레이터, 비평가 등, 그의 광대한 인맥은 그 자체가 광대역과 같은 정보통신의 플랫폼이자, 케이블로 연결된 ‘상상적 비디오 경관’ 즉 ‘글로벌 그루브’이다.··· 이 책을 읽으며 사람에 대한 순수한 관심, 인물을 알아보는 통찰력과 예지력, 만남을 귀중한 인연으로 발전시킬 줄 아는 친화력과 동화력, 동료들과의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열정과 탁월한 기획력이 백남준의 작가적 성공을 뒷받침한 요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백남준을 사랑하고 존경했던 많은 이들의 노력이 모인 이 책은 세상 만물의 수평적 소통과 연계를 통해 상생의 미래를 소망했던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교과서적 도서이다. 백남준의 정신세계가 온전히 담겨진 이 책이 백남준의 예술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귀중한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백남준 : 말馬 에서 크리스토까지』 자세히보기
故 백남준 추모 13주기 故 백남준 추모 13주기
장 피에르 빌헬름에 대한 경의를 시연 중인 백남준, 1978
(사진 : 만프레드 레베)
Ⅱ. 『백-아베 서신집』
故 백남준 추모 13주기

『백-아베 서신집』 자세히보기

▶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의 기술기반 작품의 제작 과정과 그의 협업자 슈야 아베와의 동지애를 보여주는 서신 모음
▶ 수록된 총 79통의 서신을 통하여 아이디어, 기계, 테크닉, 전략, 사람이 오가며 백남준이 비디오 아트를 형성해 냈던 과정을 오롯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 마련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이 그의 기술적 동지 슈야 아베와 주고 받은 서신들을 모아 『백-아베 서신집』을 출간하였다. 일본어로 작성된 서신의 원본 이미지와 함께 한⋅영 번역 원고가 수록된 이번 서신집은 백남준아트센터, 도쿄도 현대미술관, 스미스소니언 백남준 아카이브에 소장되어 있는 서신 총 97통을 수록하고 있다. 이번 서신집은 1963년부터 2005년까지 주고 받은 엽서, 연하장, 편지, 항공우편 등이 포함되어 있다.

백남준과 슈야 아베는 1963년 처음 만난 후, 영상합성을 가능하게 하는 기계적 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쏟아 부었다. 흑백 카메라를 연결하여 컬러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을 시작으로, 슈야 아베와 함께 수작업으로 제작한 영상 합성기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1969/1972)의 제작까지 둘의 기술 협업은 진지하고 세밀하게 진행되었다. 이러한 협업 내용 뿐 아니라 서로에 대한 존경과 애정, 그리고 유머를 서신 곳곳에서 볼 수 있다. 2005년 백남준은 “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노트를 아베에게 보낸다. ‘평생 한 번 있을 만남’을 뜻하는 이 문구는 슈야 아베가 백남준에게 인생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인연이자 동지였음을 보여준다.

서울대학교 홍성욱 교수는 서평을 통해 『백-아베 서신집』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최근 역사학계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는 방법론 중에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transnational history)라는 것이 있다. 역사를 연구할 때 국경이라는 경계에 갇히지 말고, 사람, 아이디어, 물건 등이 국경을 넘나들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동적인 과정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이번에 출판된 『백-아베 서신집』에 실린 편지들은 주로 미국에 거주했던 백남준과 일본의 슈야 아베 사이에 아이디어, 기계, 테크닉, 전략, 사람이 오가면서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형성해 냈던 과정을 오롯이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 역사는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의 모범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둘의 관계는)여러 가지 의미에서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모범적인 협력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해독하기 힘든 백남준의 편지들이 이제 한글과 영어로 번역되어 책으로 출판되었다. 이 서신집은 백남준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백-아베 서신집』은 원 서신의 의도를 최대한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편집⋅번역했으며, 이 과정에서 표준어보다 원문의 어감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당시의 언어들은 그대로 살렸다. 원문 번역은 백남준의 필체와 당시의 단어를 이해하고 있는 백남준의 유치원 친구 이경희 선생과 미디어 아트 전문가 마정연 박사가 담당했고, 확인이 어려운 내용은 슈야 아베 선생과 직접 상의하여 내용을 정리했다.

故 백남준을 기억하는 특별한 공간,
온라인 웹 페이지 <당신은 궁금하지 않은가?>
故 백남준 추모 13주기 <당신은 궁금하지 않은가?>
백남준아트센터에서(관장 서진석)는 오는 1월 29일, 백남준의 추모 13주기를 맞이해 온라인상에 특별한 공간을 마련해 故 백남준을 추모하고 기억하고자 한다. <당신은 궁금하지 않은가?>는 백남준에 관한 퀴즈를 푸는 웹 앱으로, PC 또는 모바일로 누구나 접속이 가능하다. 접속자들은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로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업을 해 온 故 백남준과 그의 예술 세계에 관한 문제를 풀고, 주어진 문제를 모두 푼 사람은 온라인에 마련된 특별한 추모공간인 ‘백남준을 기억하는 공간’에 추모의 글을 남기게 된다. 이로써 참여자들은 예술가 故 백남준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며 고인을 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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