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와 독일의 카를스루에 미디어아트센터가 공동 기획한 《뉴 게임플레이(New Gameplay)》는 전시 외에도 강연, 워크숍, 게임잼 등 다양한 행사들로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전시에서는 실험적인 현대 미술 작업부터 대중적인 게임, 그리고 오락성과 상업성, 예술성을 넘어 사회•정치적 문제들을 다룬 게임까지 게이밍 형식을 활용한 작업 약 45점을 소개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자본과 노동력을 수반한 단체뿐 아니라 개인도 게임을 개발하고 유통할 수 있는 창작과 소통의 민주화 시대를 열었기에, 게임의 사회적 기능은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바일 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증가로 디지털 게임의 경제적 영향력과 문화적 파급력도 날로 거대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백남준아트센터는 디지털 친화적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인간과 기술의 관계성을 다시금 상기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백남준 작가가 끊임없이 연구해왔던 인간, 기술, 자연 간의 소통과 융합의 작품세계와 그 맥을 같이 합니다. 백남준에게 기술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나 적응하며 살아가야 할 환경을 넘어 인간과 조화를 이루며 융합되어야 할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디지털 게임은 그의 작업 세계를 잘 대변할 수 있는 매체일 것입니다. 본 전시는 인간과 기술의 소통과 융합의 관계성을 지향함으로써 백남준의 미래지향적 정신을 기리고 관객에게 새로운 디지털 환경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이번 전시는 첨단 기술과 예술의 결합, 비정형적 소통, 다중 정체성, 가상과 현실, 물질(atom)과 비물질(bitmap)의 경계, 폐쇄적 자아(extreme individuality)와 초사회적 자아(hyper sociality) 등 디지털 시대에 게이밍과 연결되는 다양한 주제들을 논의하며 디지털 게임플레이 문화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제프리 쇼의 강연과 해외 기획자들의 큐레이터 토크 등은 이러한 다양한 관점들을 다시 한 번 관객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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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석 -베른하르트 제렉세 -슈테판 슈빙글러 -박혜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