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984>를 통해 전자기술의 발달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역기능에 대해 이야기 했던 조지 오웰에게 백남준이 그의 위성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통해 던졌던 한 마디. “당신은 반만 옳았소.” 전자기술의 발달은 사회 전체를 변화시킨 동시에 동시대가 가지고 있는 기록의 전달 방식 역시 변화시켰다. 전자기기에 기록된 영상을 보존하는 것은 영상 자체가 지닌 내용과 표현방식, 그리고 시간성 모두가 그 객체가 되며, 동시에 영상을 구현하는 하드웨어와 시스템 역시 보존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특수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기계가 읽어낼 수 있는 신호와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동시에 남길 수 있을까.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중간 세대로 살아가는 우리가 이 숙제를 풀어내는 방식이 디지털로만 존재할 지도 모르는 미래 사회의 밑그림을 그려내는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백남준아트센터 비디오 아카이브와 백남준의 비디오 조각 작품의 사례를 통해 영상신호와 하드웨어의 보존 방식을 논의하고, 보존 담론을 나누어 볼 것이다.
박상애(백남준아트센터 아키비스트)는 백남준과 관련된 수집기록 컬렉션, 백남준 스튜디오 사물과 기록으로 구성된 스튜디오 컬렉션, 그리고 백남준이 직접 작업하고 소장했던 비디오 아카이브 컬렉션으로 이루어진 백남준아트센터 아카이브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미디어와 디지털 아카이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학부에서 문헌정보학을,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을 각각 수학하고, 미국에서 아카이브 전공 문헌정보학 석사를 받았다. 학위 취득 후 구겐하임 미술관 프로젝트 아키비스트로 근무했다.
이기준(백남준아트센터 테크니션)은 미디어 작품 설치 전문가로 특히 백남준의 작품 설치 및 보존과 관련하여 국내외 미술관, 갤러리 등의 작품 설치와 보존 수리를 진행해 왔다. 백남준 테크니션(이정성)과 함께 <KBS 백남준 비디오광시곡>, 경주문화엑스포 <백남준특별전> 설치를 진행했으며, 미국 스미스소니언미술관 <메가트론>,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랩소디> 성능개선작업등을 진행했다. 현재는 백남준아트센터 테크니션으로 백남준 작품수리 및 보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안소현(백남준아트센터 큐레이터)은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현대미학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 졸업을 한 후, 프랑스로 건너가 “뮤지엄 공간의 의미: 뮤제오그래피 요소에 대한 기호학적 분석”으로 미술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 같은 평화>, <X 사운드: 존 케이지와 백남준 이후>,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 <끈질긴 후렴>, <러닝머신>, <백남준 온 스테이지>,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등의 전시를 기획했으며 2012년 월간미술 전시기획 부문 대상(공동기획)을 수상했다. 전시 공간에 의한 의미 형성과 예술의 정치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