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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Vol.5 업체 eobchae × 류성실 《체리-고-라운드》
기간/ 2019.10.01(화) ~ 2019.11.24(일)
장소/ 백남준아트센터 이음-공간
체리-고-라운드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2019 랜덤 액세스 두 번째 프로젝트로 오는 10월 1일부터 업체(eobchae) × 류성실의 《체리-고-라운드》를 개최한다. 업체 eobchae는 김나희, 오천석, 황휘로 구성된 3인조 오디오-비주얼 프로덕션으로, 포스트-인터넷 시대 페이스북, 트위터, 유투브 등 동시대 가속화된 시청각 미디어를 활용/차용하여 사회 현상들을 비평적으로 조망하는 작업을 주로 선보인다. 작가 류성실은 오늘날의 소비 방식을 추적하며,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블랙코미디 서사를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구현하고 있다. 이번 백남준아트센터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에서는 오천석, 황휘의 업체 eobchae와 류성실이 협업한 신작 《체리-고-라운드》을 소개한다.

영상 작품 《체리-고-라운드》는 허구 속 과거, 현재, 미래의 세 시점으로 분할되어 근미래의 ‘체리 장’과 ‘발해인1’의 브이로그 및 2인칭 시점의 영상들로 짜깁기되어 있다. 작품은 일련의 ‘픽션’을 통해 현재 눈앞에 닥친 어떤 사회적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기보다 현상을 완화하는 데에 그치고 있는 혹은 그칠 수밖에 없는 피로 누적의 동시대 개인과 사회의 모습을 투영한다.
또한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다양한 형식의 스크린을 차용한다. 타임라인을 떠도는 파편화된 정보들, 1인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나와 너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의 사적 파편들이 스크린이 바로 그것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온라인상의 파급력이 가상과 실재를 구분하기조차 어려운 동시대 우리의 삶에 작용과 반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지점을 포착한다. 동시에 미디어에서 소비되는 개인적 혹은 사회적 ‘인정욕구’를 주목한다.

작가는 《체리-고-라운드》를 통해 오늘날의 미디어와 이미지의 생산과 소비 방식을 돌아보게 한다. 동시에 더 나은 어디론가 달려가는 것 같지만 실은 속도감만 남은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회전목마에 갇힌 듯한, 무력감에 사로잡힌 동시대의 현재를 바라보게 한다.
“ (…) 분절된 세 개의 서사를 짜깁기하여 진보와 반동이란 대립축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본다.
이를 통해 업체eobchae와 류성실이 제기하고자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누가 스스로 전위라 선언하는가?
그들의 소위 전위적 실천은 무엇을 앞당기는가?
수레바퀴 안의 우리는 회전의 방향을 알 수 있는가?
수레바퀴는 앞을 향해 굴러가고 있는가? 혹은 굴러가는 방향이 곧 앞이 아닐는지?“
작가노트 중
■ 전시개요
-전시기간 : 2019.10.1.-11.24 *10.1 별도의 개막 행사는 없습니다.
-전시장소 : 백남준아트센터 이음-공간
■ 작가 소개
업체eobchae는 김나희, 황휘, 오천석으로 구성된 3인조 오디오-비주얼 프로덕션으로, 포스트-인터넷 시대 페이스북, 트위터, 유투브 등 동시대 가속화된 시청각 미디어를 활용/차용하여 사회 현상들을 비평적으로 조망하는 작업을 주로 선보인다.
류성실은 오늘날의 소비 방식을 추적하며,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블랙코미디 서사를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구현하고 있다. ‘체리 장’ 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운 시리즈 작업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대왕트래블’ 이라는 가상의 관광사업체를 소재로 한 작업을 준비중에 있다. 이번 백남준아트센터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에서는 오천석, 황휘의 업체(eobchae)와 류성실이 협업한 신작 《체리-고-라운드》을 소개한다.
■ 2019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백남준아트센터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공간이 되기를 원했던 백남준의 바람을 구현하기 위해 백남준의 실험적인 예술 정신을 공유하는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고 동시대 미디어 아트의 동향을 살펴보는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2015년 그룹전으로 진행되었던 형식을 바꾸어 이음-공간, 메자닌 등 아트센터 곳곳에서 젊은 작가들과 임의 접속할 수 있는 새로운 포맷으로 여러분께 다가갑니다.
■ 작품 소개
체리-고-라운드(CHERRY-GO-ROUND)
2019, 싱글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26:57


작품 《체리-고-라운드》는 허구 속 과거, 현재, 미래의 세 시점으로 분할되어 근미래의 ‘체리 장’과 ‘발해인1’의 브이로그 및 2인칭 시점의 영상들로 짜깁기되어 있다. 작품은 일련의 ‘픽션’을 통해 현재 눈앞에 닥친 어떤 사회적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기보다 현상을 완화하는 데에 그치고 있는 혹은 그칠 수밖에 없는 현재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결국 해결을 위해 과거로의 회귀 혹은 답습에 그치고 근본적인 해결은 이루어지지 않는 피로누적의 동시대 개인과 사회의 모습을 투영한다.

작품은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는데, 파트1은 현재의 체리 장이 자신만의 ‘브라이트닝 이론’에 따라 최대한 지구를 하얗게 만드는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다. 체리는 지표면에 떨어지는 복사열을 반사시켜 그 양을 최대한 줄인다는 명목으로 여가의 일부를 쪼개 정기적으로 지구를 하얗게 만드는 ‘피크닉’이란 이름의 사회 활동에 나선다. 이 브이로그에서는 체리 장이 ‘지구를 지키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자신의 명성을 확장하기 위한 채널로 이용하고자 하는 태도를 볼 수 있다.

파트2는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담보로 기존의 권위주의적 정치경제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선전시’가 기후 변화 이슈를 우회하기 위한 방책으로 ‘피나투보 옵션*’이란 카드를 만지작대는 영상 속 ‘현재’를 배경으로 한다. 파트1에서 선보여진 체리의 ‘브라이트닝 솔루션 브이로그’ 시리즈가 컬트적인 인기를 끌게 되자 이 허구 속 국가 혹은 사회는 지구공학 산업의 이미지를 중화하기 위해 ‘에코-프렌들리’한 체리가 어떻게 브랜드 이미지로서 어떻게 생성되고 소비되는지를 보여준다.

파트3은 서기 2049년의 ‘선전1시(市)’에서 벌어지는 ‘발해인1’의 모험을 담고 있다. ‘선전1시(市)’는 빠르고 정확한 의사 결정을 위해 선전 시에서 개발된 전지적 인공지능형 소프트웨어 ’전자 주석’이 사전적 의미의 계획 경제를 실현한 도시이다. ‘전자 주석은 ‘지구공학 솔루션, ‘피나투보 옵션’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도래한 대혼란의 시기를 임시적으로 해결하는 데 성공했으나, 계획 경제 실시 이후의 생산성 하락을 예감하여 변방 출신 ‘발해인1’을 파견해 문제 해결을 꾀한다. 그러나 발해인1을 통해 드러난 전자 주석의 솔루션의 정체는 계획 경제 도래 이전, 체리 장의 상품을 사고파는 시장을 형성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작품은 이렇게 분절된 세 편의 서사를 짜깁기하여 더 나은 사회로의 진보와 그 반동이라는 대립축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본다. 이를 통해 업체 eobchae와 류성실이 제기하고자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누가 스스로 전위라 선언하는가?
그들의 소위 전위적 실천은 무엇을 앞당기는가?
수레바퀴 안의 우리는 회전의 방향을 알 수 있는가?
수레바퀴는 앞을 향해 굴러가고 있는가? 혹은 굴러가는 방향이 곧 앞이 아닐는지?


*피나투보 옵션: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의 폭발로 성층권에 유입된 2000만t의 황산염 에어로졸이 작은 거울처럼 빛을 반사해 일시적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0.2~0.5도 낮아진 현상을 모사하여, 인위적으로 황산염 에어로졸을 성층권에 주입해 반사층을 만들어 태양 복사에너지를 반사시키고자 하고 지구공학적 방안을 말한다. 하지만 한 번 실행하면 영원히 지속해야 한다는 점, 강우 패턴과 해양의 산성화, 날씨 변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단 한 번도 실행된 적은 없다. 또한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인 온실가스 생성을 해결하는 효과는 없고, 온도 상승이라는 현상을 억제하는 데에 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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